Category Archives: Universal Design

우리바탕, 우리돋움 출시에 대한 개인 의견

한글날을 맞아 우리글닷컴에서 개발한 소위 지능형 한글 글꼴이라는 것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고 신문에 보도되었습니다. 글꼴을 만드는 작업은 고도의 기술력과 프로그래밍, 디자인, 노력, 비용의 산물이기 때문에 우리글닷컴에서 개발한 결과물에 대해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그런 노력에 꼬투리를 잡으려는 의도는 아니며,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용자로서 느낀 몇 가지 아쉬움, 신문 기사의 오류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제가 틀린 내용을 주장한다면 댓글로 반박해주십시오.

첫째, 서명덕 기자님의 기사에는 약간 오류가 있습니다. 기존에 윈도우즈 사용자들이 쓰던 굴림, 돋움 글꼴은 비트맵 글꼴이 아니라 트루타입 글꼴이지만, 작은 크기에서 트루타입 힌팅(hinting)이나 래스터라이징(rasterizing) 기술이 떨어질 때에 만들었던 글꼴이라 가독성을 임의로 높이기 위해 글꼴 크기마다 비트맵으로 디자인을 해놓은 것 뿐입니다.

둘째, 화면용 글꼴과 인쇄용 글꼴의 이원화는 비단 우리 나라에서만 생긴 문제는 아닙니다. 로마자 알파벳을 쓰는 서구 문화권에서도 아직까지 화면용 글꼴로는 고딕 계열(sans-serif)을 더 많이 사용하고, 인쇄시에는 명조 계열(serif)을 더 많이 사용합니다. 그것은 모니터와 글꼴의 품질이 아무리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명조 계열을 종이에서만큼 깨끗하게 표시하는 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사람들도 그것을 그냥 당연하거나 익숙하게 생각하기도 하구요.

셋째, 명조 계열 글꼴의 가독성이 더 좋다는 증거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김태진(1991)의 실험 결과에서도 명조 계열 글꼴과 고딕 계열 글꼴의 지각적 반응 속도의 차이는 거의 없었고, 당시 유행하던 탈네모꼴 글꼴보다 네모꼴 글꼴을 더 쉽게 지각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이후로 제가 어떤 연구가 되었는지 찾아보지 않아서 추가적인 어떤 증거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른 증거가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넷째, 인터넷 한글 활자의 공급이 마이크로소프트사에만 의존하고 있다면서 한국인을 위한 한국인에 의한 인터넷 활자의 제작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하필이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작동하는 비표준 독점 기술인 액티브 엑스를 사용해야만 글꼴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다른 브라우저 사용자들은 유료로 돈을 주고 글꼴을 사야 하겠지요.

다섯째, VTT(Visual TrueType)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폰트 개발 도구로 윈도우즈 XP에서부터 도입된 소위 클리어타입(ClearType)이라는 발전된 힌팅 기술을 적용해 글꼴을 개발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이 툴을 이용했다는 것과, 한글 글꼴폭을 가변적으로 했다는 것만으로 지능형 한글 시스템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좀 과장인 것 같습니다. 가변폭 글꼴은 이미 1990년대에 빨래줄 글꼴이 나오면서 등장을 했고, 글자의 폭이 다르기 때문에 초기에 워드프로세서와 같은 프로그램에서 처리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웠었지만 옛날의 이야기입니다. 디자인 면에서는 완전히 똑같은 폭에 모든 글자를 가두지는 않고, 그렇다고 기존의 빨래꼴 글꼴처럼 심한 변화를 주지는 않았네요. 그런데 “이” 모음이 있는 글꼴이 “오”나 “우” 모음 글꼴보다 확연하게 좁게 한 것이 개인적으론 아주 자연스러워보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한글 글꼴에서 글꼴의 특성에 따라 시각적으로 간격을 일정하게 조정해주는 커닝(kerning)이 적용된 글꼴이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주 반가운 일입니다.

참고: 영문 글꼴들은 보통 글자에 따라 폭이 넓거나 좁은 대신, 글자들 사이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글자의 폭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특수한 경우(예를 들면 코딩할 때 쓰는 글꼴이나, 구식 타자기 글꼴)에는 글자의 폭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대신, 세리프(serif)를 크고 과장되게 그려서 여전히 글자간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지요.

여섯째, 클리어타입이 모든 모니터에서 다 깨끗하게 잘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저같이 구형 LCD 모니터를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힌팅을 적용한 글꼴들이 상당히 많이 퍼져서 흐릿하게 보이거나 색번짐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윈도우즈 비스타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맑은 고딕 글꼴에 똑같이 클리어타입을 적용해서 봐도, 고급 노트북 화면에서 볼 때와 구형 아날로그 연결 방식의 LCD 모니터에서 볼 때 상당히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구형 모니터에서는 아직도 클리어타입을 비롯한 모든 힌팅 옵션을 다 끄고, 그냥 얇고 또렷한 굴림을 사용합니다. 맑은 고딕을 강제로 적용한데다가 전경과 배경색의 대비도 흐릿하게 해놓은 웹 페이지를 윈도우즈 환경에서 구형 모니터로 보고 있으면 상당히 짜증이 납니다. 마찬가지로, 웹 페이지에서 강제로 클리어타입을 적용하도록 해서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빼앗아갈 때에 불편을 느끼는 사용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일곱째, 웹에서의 여러 가지 글꼴 사용에 앞서, 보편적인 정보 전달 원리를 충실히 지켜야 합니다. 웹을 종이 매체와 똑같이 보는 것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종이 매체에 한 번 찍힌 글자는 그대로 고정되지만, 웹에 찍힌 글자를 모두가 똑같은 환경에서 보지는 않습니다. 사람마다 모니터의 종류도 다르며, 모두가 윈도우즈를 사용하지도,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쓰는 것도 아닙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글자를 시각적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음성으로 웹 페이지를 듣습니다. 즉, 모든 사람이 해당 글꼴을 똑같이 볼 수는 없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글꼴에 의존적인 디자인은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글닷컴 홈페이지에는 모든 사람이 윈도우즈 환경이며,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 해당 글꼴을 볼 수 있다고 가정하고, 게다가 글꼴을 특별히 키우거나 줄이지 않고 기본값으로만 본다고 가정하고 페이지를 디자인하였습니다. 따라서 위의 조건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난 모든 사람들은 이상하게 어긋나거나 해독이 어려운 텍스트들을 보게 됩니다.

웹폰트가 제대로 나왔을 때의 문단 모양

웹폰트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을 때 깨진 문단 모양

이와 같은 현상은 아직도 웹이나 컴퓨터 화면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고정된 폭을 가진 종이 위에 타자기로 글자를 찍던 시절에 사용하던 줄바꿈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워드프로세서나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이나, 웹 페이지를 작성할 때에 흔히 범하는 실수입니다.

너무 부정적인 의견만 내세운 것 같습니다. 천편일률적이고 멋도 없는 굴림 글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쓸데없이 그래픽으로 글자를 그리던 관행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적인 글꼴이 많아지고 보급되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런 글꼴도 보편적인 기술 환경에서 보편적으로 활용 가능하도록 보급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글꼴을 써서 멋스럽게 웹 페이지를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보 전달이라는 원래의 의도가 어떤 환경에서도 훼손되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일일 것입니다.

웹 표준 교과서 나왔다는데

웹 표준 교과서 책 표지마시코 타카히로가 쓴 웹 표준 교과서가 김대석님의 번역으로 나왔습니다. 사실 번역은 아주 오래 전에 이루어졌습니다. 원본이 영어가 아닌 일본어이다보니 웹 표준에 대해서도 능통하고, 한국어, 일본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번역자로 김대석님은 아주 독보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06년 초반인 것 같은데, 강민혜님, 신현석님, 조훈님과 함께 번역된 결과물의 우리말 감수를 맡게 되었습니다. 저는 접근성 부분 감수를 맡으면서 책을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교과서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내용입니다. 방대한 관련 표준이 참고하기 좋게 담아져 있다는 뜻이지요. 일본 책이고 여러 우여 곡절 끝에 나오다 보니 시기상으로 늦게 나온 것이 아쉽습니다. 수만님의 훌륭한 실용적인 웹 표준 시리즈에 추가해 선택의 폭이 조금 더 넓어졌습니다.

책이 나오는 과정에서 부러웠던 것은 일본이라는 나라였습니다. 우리 나라는 아직까지 번역서가 아닌 우리 토종의 웹 표준 관련 책이 하나도 없지만 이웃 일본은 관련 책이 꽤 여러 권 나와 있습니다. 그만큼 일본은 이미 이런 분야까지도 책을 쓰고, 그것이 팔리고, 소비될 정도로 왕성하게 지식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나라이지만 우리는 아직까지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낼 역량이 안 되거나 토양이 척박하다는 것이지요.

얼마 전에 감수자들과 디지털미디어리서치 조광현 사장님이 간만에 모이는 자리가 있었는데 애석하게 저는 참석하지 못해서 아직 책을 손에 넣지 못했습니다. 책을 얻으면 우리 회사에 있다가 한 웹 에이전시 회사로 떠나는 디자이너에게 선물로 주기로 했습니다. 유용하게 썼으면 좋겠습니다. 번역하신 대석님, 감수하신 훈님, 쿠키님, 현석님, 그리고 조광현 사장님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웹 접근성 향상 캠페인

인터넷이 며칠 째 먹통이 되어 이런 캠페인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군요. 한국 정보 문화 진흥원에서 웹 접근성 향상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웹 접근성, 웹 표준, 상호 운용성 등에 대해 사람들이 말을 많이 하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다른 나라 얘기이거나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런 캠페인은 보통 사람들에게 쉽고 평범하게 웹 접근성이 왜 중요하고 꼭 지켜야만 하는 것인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쉽고 빠르게 접근성에 대해 설명해주는 동영상, 강추입니다.

접근성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조차도 장애인의 접근성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 꺼내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대신에 좀 더 근사하고, 저항이 없는 국제 표준, 기술 표준, 상호 운용성, 구조와 표현의 분리, 모바일 웹, 최신 기술 등의 섹시한 단어로 포장을 해서 접근성을 간접적으로 강조하곤 합니다. 저도 그래왔었구요. 그만큼 장애인은 소수이고, 돈도 안 되고, 장애인의 문제를 가지고 제품 개발자들에게 설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아무리 소수라고 해도 장애인들에게 “세상과 통하는” 매우 중요한 문인 웹을 닫아놓고 IT 선진국이라고 외치는 것은 자기 기만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장애인이나 노인은 이제 소수도 아니지요.

얼마 전에 아버지에게 웹에 있는 씽크프리 오피스를 이용해서 주소록을 정리하는 것을 알려드렸던 경험이 있습니다. 접근성의 문제는 거창한 이론에서 나오지 않더군요. 접근성 지침에 있는 항목들을 다 지킨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컴맹이 봐도, 누가 봐도, 장애인이 봐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교육받지 않아도 쉽게 쓸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접근성입니다. 컴퓨터를 잘 모르는 아버지에게 씽크프리 오피스는 너무 복잡했고, 새롭게 익혀야 할 개념도 너무 많았습니다. 그러니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제 웹 사이트도 아직 먼 것 같습니다.

오라클이 접근성 때문에 고소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현준호님 블로그에서 글로벌 기업인 오라클이 접근성 위배로 고소당했다는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기사 원본이 어디 나와있을까 한참 찾다보니 현준호님 글 맨 끝에 Oracle sued for failing blind users라는 기사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우리 회사도 오라클에서 만든 교육 관리 시스템(Learning Management System, LMS)을 비롯해 인적 자원 관리를 온통 오라클로 하고 있기 때문에 관심이 갔습니다. 처음에 오라클 소프트웨어(데이터베이스가 아닌 주로 ERP 류의 소프트웨어)를 접해본 느낌은 아주 복잡하고 난해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사용자 인터페이스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기술적인 배경이 강한 사람들은 오라클을 쓰면서 점점 감탄하게 됩니다. 그 복잡한 세상을 이렇게 일관성있게 관리할 수 있도록 구축해놓은 것에 놀라게 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도대체 이걸 누가 쓰라고 만들어 놓은 것인가 다시 묻게 합니다. 일반적인 우리 나라의 학습 관리 시스템이라면 현황 자료를 뽑을 때에 그냥 버튼 하나 누르면 간편하게 엑셀로 다운받아 줍니다. 그런데 오라클에서는 그런 현황 자료 하나 뽑을려면, 일일이 SQL 만들어서 돌리고, 다시 템플릿을 XML이나 XSLT로 만들어서 리포트를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그것도 정말 불편하고 느린 인터페이스로 되어 있지요. 다시 말해, 사용자가 SQL, XML 따위를 모르면 아무 것도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설사 SQL을 안다고 해도 그 거대한 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 구조를 기술적으로 파악하고, 또 운영을 해봐야 이게 실제 어떻게 연관된 것인지 자세히 알 수 있기 때문에 현업에서 SQL 만들어서 실제로 써먹으려면 하세월이 걸립니다. 그래도 저는 그런 오라클의 방법이 그냥 단순하게 엑셀 파일에 서식까지 잔뜩 입혀서 다운로드받게 해주는 국산 프로그램들보다 어떤 면에서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면 엑셀 형식은 적어도 보편적인 형식이 아닌 특정한 업체의(proprietary) 형식이기 때문입니다.

또 우리 나라 업체의 제품 같으면 웹에서 트리 구조를 표현하기 위해 이상한 액티브 엑스(Active X) 깔아서 클라이언트에서 트리를 펼쳤다 닫았다 할 수 있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실제 그런 경우가 매우 많지요. 모두가 윈도우즈에 인터넷 익스플로러만 쓰고, 자기 컴퓨터에 그런 프로그램 수십 수백 개 깔리는 것 신경 안쓰는 사람들은 그게 훨씬 편한 방법일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오라클은 정말 느리고 불편하게 서버에서 트리를 완전히 다시 갱신하는 방법을 쓰고 있었습니다. 사실 요즘 같으면 아마 에이잭스(AJAX)를 써서 훨씬 빠르게 만들 수도 있었겠지요. 그런데 그 불편한 서버 갱신 방식을 채택한 것도 어찌 보면 이유가 있었습니다. 트리를 펼치는 것과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트리의 특정 노드로 점프하는 것 등이 모두 키보드로 작동 가능하고, 시각 장애인이 쓸 수 있게 해놓았더군요.

국내 학습 관리 시스템 같으면, 특정 과정을 개설할 때 강사를 지정하는 것 정도는 아무나 쉽게 할 수 있습니다만 오라클 시스템에서 그것은 무지무지하게 어려운 일에 속합니다. 시스템을 아무리 뒤져봐도 강사(instructor)라는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것을 한 번 하려면 오라클 권한 부여 모형(Oracle permission model)과 역할(role), 권한(privilege)을 이해해야 하고, 또 사이트(site), 자원(resource), 자원 유형(resource type)이라는 개념과 자원 예약(booking), 확인(confirmation) 개념에 대해서도 알아야 합니다. 한 마디로 한 방에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강사 지정한다고 해서 강사 권한이 바로 부여되는 것도 아니구요.

아무튼 오라클 소프트웨어를 쓰면서 한편으로는 방대하고 어마어마한 구조에 감탄하게 되고, 한편으로는 전혀 무신경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불만을 갖게 됩니다. 오라클의 웹 소프트웨어의 사용성은 제가 써본 바로는 별로입니다. 엔지니어들에게는 많은 자유를 줄 수 있지만 기술과는 거리가 먼 업무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꽝이라고 할 수도 있지요. 그런데 웹 인터페이스는 그나마 낫습니다. 재활법 508조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대체 텍스트, 키보드 접근성 등을 대부분 지켜서 나옵니다. 그렇다고 웹 표준을 지키지는 않았습니다. 웹에 있어서는 아주 구닥다리 코드들을 사용하고 있지요. 그런데 시각적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이 과연 이렇게 복잡한 시스템을 머릿속에 담아서 직렬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니, 상당히 무리이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우리 나라에서 만든 웹처럼 다른 브라우저에서는 아예 화면이 안 뜨고, 화면 레이아웃이 깨지고, 작동도 안 하고 그런 일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고소를 당한 소프트웨어는 아마 자바 애플릿 기반의 소프트웨어쪽이 대상이 된 것 같습니다. 오라클이 만든 자바 애플리케이션을 써보면 정말 가관입니다. 처음 보면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무엇을 하라는 것인지 감이 오질 않습니다. 그리고 자바 애플리케이션들은 접근성을 거의 고려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실 자바의 접근성이 아주 나쁜 것은 아닙니다. 100% 자바로만 만든 넷지(NETg)의 이러닝(e-learning) 콘텐츠나 스킬소프트의 온라인 콘텐츠는 접근성이 아주 좋습니다. 우리 나라 이러닝 콘텐츠들의 경우는 기본적인 웹 표준과 웹 접근성, 상호 운용성, 최소한의 사용성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고 오로지 서로 다른 학습 시스템간의 상호 운용성을 보장해준다는 스콤(SCORM)에만 신경을 쓰고 있지요. 기본적인 데이터로서 가치가 낮고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한 콘텐츠를 아무리 스콤 표준에 맞추어봤자 무슨 소용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오라클은 아주 거대한 회사입니다. 그래서 제 주관적인 느낌으로는 움직임도 상당히 느리더군요. 그리고 워낙 제품군이 많고 방대하기 때문에 고액 연봉을 받는 오라클의 전문 컨설턴트들도 자기가 전문성을 가진 특정 분야 제품이 아니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자세히 모르는 것 같습니다. 재활법 508조 때문에 오라클은 형식적으로만 접근성을 지켜왔던 것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그나마 자바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에는 신경을 덜 써왔던 것이고. 이제 그런 형식적인 접근성을 지켰다고 해도, 실제 장애인 사용자의 “원활한”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이번 사건이 드러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장애인 사용자가 인사 정보를 열람하기 위해 항상 비장애인 사용자의 도움을 받아야 해서, 자신의 개인 정보를 남에게 다 노출할 수 밖에 없는 심각한 문제를 참아 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접근성을 지키는 것은 어찌 보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그리고 단순해보이는) 접근성 규칙들 이면에 숨어있는 사용자 편의성(usability)이라는 측면이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사용자 편의성, 접근성 문제에 상대적으로 둔감함을 보여왔던 오라클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7th KWAG Workshop

I attended the 7th KWAG workshop held at one of NHN‘s training centers. KWAG is a voluntarily gathered non-profit, and non-government group of people who share the interest in enhancing Web accessibility in Korea, and this workshop is a kind-of unconference which has no fixed form but the content of the meeting is freely created by voluntary individuals.

KWAG launched several small groups, that is TF‘s at this 7th workshop. I was involved in Web Accessibility Evaluation TF and newly participated in Caption and Audio Description TF which consists of only three members (Gyu-yeon Hwang, Jiae Mun and me) now. We had a short discussion regarding the plan for this TF and picked out three initiating topics:

  1. Accessibility of multimedia players (whether they are embedded in a Web or run as an independent application)
  2. Field research for captioning applications
  3. Effective caption(or subtitle) design

Have a quick look at the following photos to get how the workshop worked:

한국 웹 접근성 그룹 웹 사이트

드디어 Hooney님이 일을 저질렀군요. 한국 웹 접근성 그룹 웹 사이트를 여셨습니다. 웹 접근성과 웹 표준을 잘 지키고, 디자인도 멋지고, 위키 기반으로 되어있어서 사람들이 참여하기도 편하고, 내용도 여러 사람들이 참여해서 계속 보강해나간다면 아주 멋진 사이트가 될 것 같습니다. 처음엔 그냥 재미로 시작하는 모임이었는데 이제 책임감이 어느 정도 따르는,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 웹 접근성 관련해서 유일한 스터디, 활동 모임이 되었군요. Hooney님! 정말 멋져요.

이해의 용이성: 웹 접근성 준수 실무 세미나 발표 자료

오늘 (2006년 11월 29일) 웹 접근성 준수 실무 세미나에서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 중 세 번째 원칙인 이해의 용이성 부분에 대해 발표하였습니다. 원칙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보다는 짧은 시간에 실제 일어날 법한 사례를 다루려고 욕심을 부리다 보니 이도저도 아니게 약간 어중간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아무튼 파워포인트 발표 자료를 공유합니다. PDF로 변환한 파일은 나중에 올리겠습니다.

발표 자료: Understandable Content and Controls

정보통신 접근성 향상 표준화 포럼 홈페이지 개편

요즘 회사 일이 무지하게 많아 주말이고 밤이고 없이 일만 하다가 너무 지겨워 우연히 ‘정보통신 접근성 향상 표준화 포럼’ (이하 IABF)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았다. 앗, 언제 이렇게 깔끔하게 바뀌었지? 그동안 접근성에 관한 모든 지침, 교육, 소식을 전달하는 창구였던 IABF 홈페이지가 자신의 홈페이지의 접근성이 별로 좋지 않아 종종 비난(?)의 대상이 되어왔었는데, 이번에 아주 독하게(?) 고친 것 같다. 시간이 없어서 자세하게는 못 봤는데, 최소한 시맨틱(semantic)한 측면에서는 장족의 발전을 한 것 같다. 브라우저 호환성과 키보드 접근성을 고려한 동적인 메뉴, 키보드 포커스(focus)가 눈에 확 띄는 것도 마음에 든다. 접근성 지침의 예제도 참신한 것으로 들어가 있는 것 같고, 아마 앞으로 추가될 예정인 것 같다. 그동안 바라고 바랐던 RSS 구독 기능도 추가될 듯이 보인다.

얼핏 봐서 마음에 걸리는 것 한 가지는 첫 페이지에 아무래도 욕심을 많이 내다 보니 시각 장애인이나 인지적인 장애인에게는 다소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그리고 아무래도 디자인을 고려하다 보니 크기 조절이 힘든 작은 크기의 그래픽 이미지들이 상당히 쓰인 것인데 이것도 아마 인터넷 익스플로러 7이나 오페라와 같이 화면 확대 기능이 있는 브라우저가 보편화되면 큰 문제가 안 될지도 모른다.

암튼 IABF 화이팅! 난 다시 회사일 해야함…

웹 2.0 시대의 웹 접근성 평가 이벤트 (부산 광역시)

부산광역시에서 재미있는 이벤트를 하는군요. 시 홈페이지의 웹 접근성 오류를 많이 지적해준 사람에게 상품을 준다고 합니다. 이벤트 페이지부터 좀 고쳐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 왜 이런 행사를 이왕이면 공개적인 게시판에서 열띤 토론이 되도록 하지 않고, 얌체같이 폼 메일로 보내도록 했는지 심히 아쉽습니다만… 어쨌든 이런 이벤트를 통해 따가울 것으로 예상되는 사용자들의 지적을 받겠다는 취지에는 박수를 보냅니다. 메인 페이지에는 아직 이벤트 소식이 걸려있지 않네요.

부산 광역시의 웹 접근성 평가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