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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식의 다른 생각 (보관)

책과 영화 상상 예찬: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

신승식 2004.09.30 23:08 조회 수 : 37494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 나무 겉표지아마 한참 전에 회사에서 야근을 할 때 샀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편의점에 먹을 것을 사러 갔다가, 책표지가 마음에 들어 무슨 책인지 전혀 모르고 냉큼 충동구매한 책, 나무. 정말 심심하고, 지겹고, 따분할 때 읽으리라고 책꽂이에만 꽂아두었다가, 이번 추석 연휴를 이용해 왔다갔다 하면서 본 두 권의 책 중에 한 권이 되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매력은 기발한 발상과 이제까지 전혀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의 도입인 것 같다. 인간을 다스리는 신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인간들의 세계, 아주 발달된 과학 기술 수준을 가진 우주인들이 보는 지구라는 별과, 지구에 사는 애완동물같은 사람들, 노인 문제가 극대화되어 이제 노인을 퇴치하려는 젊은 사람들과 그에 맞서 생존 투쟁을 벌이는 노인들, 뇌의 활동을 극대화하기 위해 말 그대로 뇌만 남아서 사유의 세계에 빠진 사람, 나무가 바라본 사람 사는 세상, 시각을 잃어버린 사람이 바라본 세상의 모습, 수(number)가 유한하다고 믿는 사람들만 있는 세상 등 작가의 상상력은 끝이 없다.

내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에게 감탄하는 이유는, 자기 중심적인 생각에 빠져있어, 모든 세상을 한 가지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너무 보편화되어버린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완전히 다른 타자, 그것도 일상적인 인간의 범위를 벗어나는 타자의 입장이 되어, 새롭게 나와 우리를 바라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때문이다. 꿈에서나 한 번 보았을까 말까 한 기발한 생각들, 그리고 빠르고 경쾌하게 진행되는 그의 이야기 속에 푹 빠져, 이번 추석은 반복적이지도 지루하지도 않았다. 고정 관념을 깨는 상상력과 기발함이 아쉬울 때, 나무를 보며 메마른 두뇌에 물기를 입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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