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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식의 다른 생각 (보관)

책과 영화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신승식 2002.09.23 21:00 조회 수 : 30789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책표지 원제목은 The Education of Little Tree이다. 저자인 포리스트 카터는 체로키 인디언의 후손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산에서 사는 인디언들의 생경한 삶에 낯설어하였는데 책을 읽어갈수록 그들의 자연과 동화되어 살아가는 모습에 경외감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삶을 야만이라는 이름으로 척결의 대상으로 삼고, 자기들의 생활 양식을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강요하는 백인들이 원망스러웠다.

소설이지만 사실은 자서전적인 면이 강한 이 책을 보면서 점점 주인공인 "작은 나무"에게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나무와 풀, 바람, 계절의 변화, 산속의 새와 동물들, 하늘과 별 모든 것에 의미와 생명을 부여하고 그것을 존중하고 살아가는 그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지혜는 문명화되고 도시화된 오늘날 발달된 과학으로 다시 찾기 힘든 소중한 기록일 것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떠나 개척촌의 고아원으로 보내지는 우리의 작은 나무를 보면서 어찌나 안타까웠는지, 그리고 늑대별을 보며 작은 나무가 할머니, 할아버지와 대화하는 장면에서는 눈시울이 붉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작은 나무는 다시 오두막집으로 돌아왔지만 와인씨를 시작으로 그의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그가 기르던 개들까지 이제 세상의 삶을 마감하고 영혼이 떠나갈 때가 멀지 않게 되었다. 마치 오늘날 사라져가는 자연과 점점 스러져가는 영혼을 보게 되는 것 같아 내내 가슴이 아팠다.

이렇게 우리에게는 다시 고도로 문명화된 "편리한" 삶이 주어져있다. 그러나 먼 옛날도 아닌 불과 수십년에서 백년 정도만 거슬러가도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것을 해치지 않고 살았던 조상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의 지혜를 되새겨보면 그래도 나의 몸에서 떠나가버린 따뜻한 영혼이 다시 살아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