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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식의 다른 생각 (보관)

책과 영화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신승식 2003.01.05 21:00 조회 수 : 19254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오후 4시의 평화 책표지 2003년 1월 4일 오랜만에 성당에서 청년 바오로 활동을 같이 했던 수림이를 만났다. 그동안 소식이 뜸했던 이유가 수도사가 되려고 준비를 했었다가 이제는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도 하느님과 가까이 살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것이 2002년 12월이라고 하니까 바로 엊그제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흔히 말하는 결혼 적령기도 넘겨버리고, 마땅히 직업도 없는 그였지만, 과거 최근 몇 년간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리고 책을 하나 선물로 사주었다.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라는 재미있는 제목과 "오후 4시의 평화"라는 인상적인 부제가 붙어있는 책이었다.

사진도 많고, 분량도 얼마 안 되겠다 싶어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는 길에서부터 읽기 시작했다. 인도의 캘커타에 있는 마더 테레사에서 글쓴이가 자원봉사를 하면서 만났던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난 환자들의 이야기였다. 너무 재미있고 흥미진진해서 하루만에 책을 다 보고 말았다.

내가 '어학 연수'라는 핑계를 대고 호주에 갔을 때에 세계 각국에서 온 친구들과 만나며 어렴풋이 진정한 인터내셔날'의 느낌을 가졌던 생각이 났다. 그리고 진정한 인터내셔날은 그렇게 인종과 나이와 성별을 뛰어넘었고, 자본과 국경도 넘어섰었나보다. 그리고 캘커타에서 마더 테레사의 집, 즉 프렘 단과 칼리가트라는 곳에서 일하면서 왜 그가 거기에 계속 머물렀는가 궁금했다. 책의 마지막장에서 그는 이유를 이렇게 썼다.

"내가 캘커타를 그렇게 좋아한 이유는 내가 했던 자원봉사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친구들 때문이었을까? 답은 '둘 다'입니다. 친구들이 없었다면 캘커타도 없었고, 캘커타가 없었다면 친구들도 없었습니다.

오랜만에 얇은 미소를 지우며, 그리고 못내 아쉬운 마음으로 덮을 수 있는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기쁨을 전해준 '코리언 준'과 '수림'에게 큰 감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