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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식의 다른 생각 (보관)

책과 영화 작은 아씨들

신승식 2003.02.06 21:00 조회 수 : 21315

 
작은 아씨들 책표지 루이자 올컷의 작은 아씨들은 서양(미국)에서는 일종의 고전이다. 초등학교 때에 많이 보는 '세계 명작' 씨리즈에 반드시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단골 작품이다.

뒤늦게 이 책을 집은 이유는 첨에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서였다. Gutenberg 프로젝트 웹사이트에서 저작권이 풀린 영어 텍스트를 구해다가 영어로 한 번 보려고 PDA에 담아다가 지하철에서 열심히 읽어보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영어가 어려웠다. 초등학생들이 즐겨보는 책이라고 해서 결코 영어가 쉬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미리 알지 못했었다. 시사 잡지나 사실 위주로 씌어진 글들보다 문학작품은 훨씬 난해하고 단어도 은근히 어려운 것이 많았다. 그런 와중에 50% 정도까지는 그런대로 읽어내려갔는데, 도저히 내가 읽은 내용이 맞는지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부랴부랴 우리말 책을 한 권 샀다. 아하~ 바로 그 난해했던 내용이 저런 내용이었구나 하는 탄성이 나왔다. 작은 아씨들에 나오는 네 자매들의 성격이 종종 다른 책에서 인용되기도 하고 일상 생활에서도 가끔씩 언급되기도 한다. 그런데 어렸을 때에 작은 아씨들 책을 보지 않아서 도대체 누가 '조오'를 닮았다고 해도 그게 어떤 성격인지 궁금하기는 한데 감이 잘 오질 않았다.

오래된 책들을 읽으면, 두 가지를 느낀다. 비록 우리나라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오래 전에는 사람들이 이웃간에 정을 나누며 따뜻하게 살았구나 하는 것과 그 당시에 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은 그래도 온통 돈과 출세만은 아니구나 하는 것이다. 기술 문명이 훨씬 발달하여 사람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번개와 같이 빠르고 간편하게 전달해주는 전화, 이메일이 나왔지만, 왜 자꾸 '작은 아씨들'에 나오는 이웃간의 편지, 부모와 자식간의 편지가 부럽게 느껴지고 가슴 한 켠에 남아있는 묘한 회상을 일으키는 걸까?

내가 살아온 대한민국과 한참이나 다르고, 남자아이로서 길러진 나의 감성과도 전혀 다를지도 모르는 서양 여자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인간 보편의 감성에 대한 공감을 할 수 있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간단하고 짧은 이야기이지만 다른 책들을 보는 중간중간에 보다가 내용을 까먹어서 다시 보고 하느라고 이 책을 상당히 오랫동안 붙들고 읽게 되었다. 소담출판사에서 나온 것이고 김재천 옮김으로 되어있다.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고 내용이 좀 생략된 듯한 것이 깔끔하지 못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