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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식의 다른 생각 (보관)

책과 영화 희망과 용기의 꽃 이지선 이야기

신승식 2003.07.13 21:00 조회 수 : 21797

 
지선아 사랑해 책표지 생일날 나에게 윤문식 선생이 선물로 준 책이다. 보통은 그가 읽어보고 나서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 것을 주는데 이번에는 아직 읽어보지 않은 것이지만 좋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서 나에게 주었다고 했다.

이지선은 온 얼굴이 사고로 홀라당 타버린 화상 환자이다. 그리고 의료진들이 죽을 것이라고 했던 예측을 깨고 살아남아 지금은 예전에는 몰랐었던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오랜만에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들으며 책을 다 읽었다. 마지막 에필로그를 읽을 무렵에 백조의 호수 중에 왈츠 끝부분이 나왔다. 호두까기 인형의 꽃의 왈츠보다 덜 유명하지만 이 왈츠가 나는 더 좋다. 화려하기만 한 꽃의 왈츠에 비해 이 곡은 우수와 희망 사이를 몇 번씩 왔다 갔다 하게 만들다가 결국에는 힘찬 희망을 선사하면 끝난다. 조그마한 일에도 쉽게 포기해버리고 절망해버리고 원망을 하는 평범한 우리에게 죽을 힘을 다해 버텨서 이전보다 더 행복하고 풍부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도 실로 눈물겨울 뿐만 아니라 희망의 증거가 될 만 하다.

그가 겪어온 고통과 앞으로 겪을 새로운 고통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 만큼 큰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전과는 전혀 다른 행복한 삶도 참말일 것이라고 믿는다.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것이지만 그 어떤 장애인의 삶도 그것이 사람의 것이기에 소중하며 죽음보다는 백 배 천 배 낫다는 그의 말을 인용해본다.

"그 누구도, 그 어떤 삶에도 '죽는 게 낫다.'라는 판단은 옳지 않습니다.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 장애인들의 인생을 뿌리째 흔들어놓는 그런 생각은, 그런 말은, 옳지 않습니다. 분명히 틀렸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추운 겨울날 아무런 희망도 없이 길 위에 고꾸라져 잠을 청하는 노숙자도, 평생 코와 입이 아닌 목에 인공적으로 뚫어놓은 구멍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 사람도, 아무도 보는 이 없는 곳에 자라나는 이름 모를 들풀도, 하나님이 생명을 허락하신 이상 그의 생명은 충분히 귀하고 소중하며 존중받아야 할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