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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식의 다른 생각 (보관)

착각은 자유 [남도학숙] 컴퓨터실과 나

신승식 2002.08.05 00:40 조회 수 : 39158

 
94년 군대를 마치고 복학했을 때에 남도학숙이라는 기숙사에서 생활을 했었고 그곳에서 잠깐 윈도우즈와 엑셀 강사를 했다. 취미로 하는 것 치고 수입도 괜찮았다. 컴퓨터실이 막 생겼을 때에 컴퓨터실 자원봉사자중에 한 명이 글을 써달라고 해서 기숙사 소식지에 냈던 글이다.

컴퓨터실과 나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3학년

829호 신승식


학숙에 들어올 때부터 가장 기대했던 것 중의 하나가 컴퓨터 실습실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컴퓨터를 가지고는 있었지만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흑백 비디오 카드와 8핀 프린터를 가지고서 원하는 작업을 감당할 수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엘리베이터 앞에 붙은 운영 요원 모집 공고. 운영 요원이 되면 컴퓨터를 더 많이 쓸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흑심(?)을 품고 그 날 저녁 바로 전화를 돌렸다. 실장이라는 분 하시는 말씀이 컴퓨터를 가지고 있는데도 이렇게 스스로 지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라는 예상치 못한 칭찬(?)까지 들어가며 운영 요원의 명단에 올라갔으나 단순히 기뻐할 일만은 아니었다.

몇번의 걸친 일련의 모임에서 주어진 예산으로 어떠한 기종을 구입하고 어떻게 실습실을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몇몇 창단 멤버랄 수 있는 분들은 아마도 전체 운영 요원 모임이 있기 전부터 여러 이야기를 한 듯 하였다. 처음에는 사무처장님을 모시고 운영 요원들이 모두 모였다. 그 때 주어진 예산은 농협에서 10대분의 값으로 준 약 2000여만원이 있었고 광주은행에서는 직접 PC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보여왔었다고 한다. 주어진 예산으로 얼마만큼의 PC와 프린터, 소프트웨어, 책상, 전기 공사, 소모품, 그리고 LAN 설치, PC통신을 위한 전화선 설치 비용 등 결정은 매우 계획적으로 이루어져야 했지만 당시의 결론은 아직 중구난방이었다.

그 후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책상 20대를 구입하고, 광주은행에서 기증한 486 SX PC가 20대와 잉크젯 프린터 3대가 먼저 들어오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바랬으나 학숙에서 안된다고 거절하던 PC 통신(광주 은행 전산망인 KINS 연결)을 위한 MODEM이 4개 설치되었다. 물론 아직까지 전화 연결이 안되고 있지만 이 글이 나올때 쯤이면 상황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아직 농협에서 준 구입 비용은 사용 계획이 완전히 결정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우리의 의사가 많이 반영된 486 DX2 PC가 들어올 것이다. 광주 은행에서 기증한 PC 20대가 들어오자 운영위원회에서는 바로 PC실 운영자와 일반 사용자를 위한 교육에 들어갔다. 도스, 아래아 한글, 윈도우즈, 유틸리티 순으로 시행된 교육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것을 가르치고 배우려는 열기로 PC실이 뜨거웠었다. 필자도 우연한 기회에 윈도우즈 사용법에 대한 강좌를 맡게 되었는데 새로운 환경인 윈도우즈에 대한 사용자들의 관심으로 예정 시간을 초과하여 끝마치기도 하였다.

아직 우리의 컴퓨터실은 모든 사생의 요구를 만족시킬 만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 차후 구입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도 문제이고, 개방 시간과 운영 방법, 프린터 사용 요금에 대한 이견도 많이 있으며, 6월 5일 현재 정식 개방 날짜도 학숙측과의 충돌로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만약 PC 통신이 연결되었을 때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의 문제도 매우 미묘하고 복잡한 문제로 남아있다. 이렇게 많은 미해결의 문제들은 사생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그리고 컴퓨터실 시설을 내 것처럼 아끼는 마음이 있을 때에 더 나은 방향으로 해결되리라 믿는다. 참으로 나의 컴퓨터실에 대한 처음의 기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끝으로 이처럼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신 광주은행과 농협측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그러한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더 열심히 정진할 것을 다짐해본다.